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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화 53화

관리자
2025.04.07 추천 0 댓글 0

야화 53화

 

 "황! 황은 나까지 의심을 하는 것이에요?"

 "그만큼 사태가 중대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오... 제형 안찰사를 끌어 들이는 것 까지는 말리지 않지만, 가능하면 적은 인원에게만 진상을 알리도록 합시다"

 "화 동생에게는 서운하게 들리겠지만, 그만한 여자 고수가 무림에 몇이나 되겠어?"

 "사부님이신 성음신니(聖音神尼)와 아미파 장문이신 자죽신니(紫竹神尼) 그리고 성모궁(聖母宮) 형산성모(衡山聖母), 이화곡주(梨花谷主)인 부용선자(芙蓉仙子) 그 정도가 아닌가?"

 "일점홍(一点紅) 적사갈(赤蛇蝎)과 옥관음(玉觀音)이 빠졌지 않니?"

 "또 있어! 칠색독접(七色毒蝶) 홍아옥! 호호 호호..."

 "요게 까불고 있어... 석양부(夕陽斧) 비마공주(飛馬公主)나 신산귀수(神算鬼手) 봉선화가 한 수 위가 아니니?"

 "벌서 내 소문이 그렇게 났다는 말이니?"

 "아니야, 우리끼리 해 본 소리야"

 "화 동생은 모래 밤에 안찰사사를 이리로 오시도록 해 주겠니? 지하 밀실에서 의논을 하는 것이 제일 안전할 것 같지 않니"     "알았어 그렇게 할께"

 "황하고 밀실로 내려가지 않고 뭘 하니? 음양 합혼대법은 평소에 하던 교접과는 다르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하루에 두 번.

음양 합환대법으로 양기가 가장 강한 오시(午時) 무렵에는 모든 기(氣)를 사내에게 몰아 주고, 음기가 가장 강한 자시(子時) 무렵에는 여인에게 기를 몰아 준다. 탄결(彈訣)로 토해내는 기를 흡결(吸訣)로 빨아들여서, 유결(柔訣)로 기를 부드럽게 중화 시켜 이결(移訣)로 자기 몸에 받아들인 기를 순환시기는 것이다. 

 밤 낮으로 두 번 번갈아 가며 기를 주고 받고 하는데, 한 올의 기만을 남기고 모두를 탄결로 쏘아 내면, 그 기를 밭은 사람은 풍선에 바람이 가득 차서 부풀어 오르듯 기가 충만 하는 대신에, 기를 전달한 사람은 바람 빠진 풍선처럼 시들 거리며 죽기 직전까지 가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고 나면 밤에는 여자가, 낮에는 사내의 몸이 날아갈 것처럼 가벼워지고 상쾌해지는 반면 상대는 초 죽음이 되다시피 한다. 기운을 회복하는데 한시진 가량 걸리는데 이때는 기를 받은 사람이, 기운을 차리도록 도와야만 했다. 그러니 정사는 뒷전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두척(透析)을 하고 난 후처럼 서로의 몸이 개운해지기 때문에 정사에 탐닉하는 일은 없게 된다.

 하루 한 사람씩 일 주야에 걸쳐 음양 합혼대법이 끝났다. 두 여인 모두 처음 경험하는 황홀경이었다. 백일 연공을 하고 나면 정사에 집착하지 않게 된다는 말에 수긍이 갔다.

 밤이 되면서 손님이 찾아 왔다. 봉선화의 부친인 안찰사(按察使) 봉충환이었다. 표면상으로는 어디까지나 손님이 방문을 한 것이다. 정삼품의 당상관이 밤 늦게 황금전장을 찾아 왔다는 것도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딸인 봉선화는 귀산신묘로 변용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월(秋月)이라는 시녀가 혼자 차를 내오랴 주안상을 차려 오랴 발바닥에 불이 붙었다. 시녀는 추월 한 사람만을 부리고 있었다. 안 사람을 찾아 오는 손님도 없었지만 조심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 추월 또한 마님이 부르기 전에는 절대로 안으로 들어 오는 법이 없었다. 그만큼 엄격하게 길들인 것이다.

 모두가 지하로 내려 갔다. 그리고 공주가 하나도 빠짐 없이 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영락제가 황제가 되기 이전인 연왕(燕王) 때부터의 죽마고우이며, 공주가 당시의 호칭 그대로 숙부라고 부르고 있었으나, 봉충환은 깎듯이 공주 대접을 하고 있는 사이였다.

 "숙부! 숙부 생각을 듣고 싶어요"

 "공주님!..."   

 "또 또 또... 우리끼리만 있을 때는 예전처럼 이름을 부를 수 없나요?"

 "집 안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 나가서도 새는 법이랍니다...그냥 이대로가 편합니다...선화 네 의견을 들어 보자"

 "사부님을 뫼시고 의논을 하자고 했더니, 금가면 일지도 모르지 않겠느냐고 나까지 의심을 하는 마당에 내가 무슨 말을 하겠어요"

 "화매가 그렇게 속 좁은 여인이라면 애당초 그런 말을 꺼내지도 않았을 것이오"

 "그것은 자네 말이 옳았네...모든 가능성을 놓고 생각을 해야만 할 것이네...공주가 황상을 호위하고 선화가 황태자를 호위 하면서 궐내의 여인들을 살펴 보겠다는 의견에는 나도 찬성이네...여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지 단정적으로 여인이라고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 내 마음에는 걸리네...그래서 생각난 것이 혹시 내시 중에 그런 인물이 있지 않을까 살펴 보겠네"

 "역시 숙부님을 모시고 의논하기를 잘한 것 같네요"

 "사람 칭찬하는 공주의 솜씨는 여전하시오...그러다가 언제 멍청한 숙부라고 놀려 댈지 걱정이구려...내가 할 수 일은, 각 고을 에 있는 관아를 통하여 무림 방파에 드나드는 인물들을 조사 하는 것과, 왕부에 출입하는 인물들 뒷 조사를 감당하는 그런 정도 뿐이라네. 개방을 활용한다는 생각에는 나도 찬성이네...하지만 방파가 크고 사람이 많을수록 세작(細作)들이 끼어 들 틈새가 많다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네"

 "그래서 개방의 취아선에게 세작을 조심하라고 일러두면, 자연히 소림과 무당은 알아서 할 것 아니겠어요...그 보다도 핵심이 되는 황이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최선이냐 하는 것이지요"

 "내 생각은, 적금산으로 변용하고 활동한다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생각이오...적금산으로 변용은 언제든지 할 수 있지만, 한 번 적금산으로 변용을 하고 나면, 계속 적금산이 되어야 한다는 맹점이 있소...차라리 얼굴을 바꿔가며 활동을 하되, 무영자의 전인 행세를 하는 것이 제일 좋지 않을까 싶소"

 "왜 그렇지요?"

 "하오문(下午門)이라고도 하고 공공문(空空門)이라고도 하는 집단은, 질서나 규율이 없는 것 같지만 가장 의리 깊은 집단이며 기인(奇人)들이 많이 모인 집단이오. 장문인의 신물인 푸른 옥적(玉笛)을 들고 다니면, 공공문의 수하들이 하나 둘 씩 모여 들것이라는 것이고, 공공문을 장악하게 되면 또 하나의 개방이나 녹림을 장악하는 효과를 가지게 것이오"

 "홋 홋 홋... 어느 정도는 망나니 행세를 할 필요가 있겠군요... 황의 구미에 딱 맞는 것 아니에요?"

 "나는 무영자의 그 요술이라는 절기에 주목을 하고 있는 것이오...그 절기는 단순한 요술만이 아닌 것 같은데 내 생각이 틀렸소?"

 "잘 보셨습니다... 처음 그 절기를 접했을 때만 해도 잡기 정도로만 생각을 했는데, 그 오의를 깨우치게 된 지금은, 그만한 절기도 없다는 생각입니다. 비유상(非有想) 비무상(非無想)이며, 유유무무(有有無無) 무무유유(無無有有)라고 말씀 드리면 알아 들으시겠습니까?" 

 "오라버니 그게 무슨 말인지 풀이해 줄 수 없나요" 

 "낄 낄... 옥매가 처음부터 무영신공에 큰 관심을 가졌었지요?... 생각이 있는 것 생각이 없는 것, 그 생각은 어디서 왔지요?...있다고 있는 것이 아니며 없다고 없는 것이 아니란 이치를 깨달으면 되는 것이오... 생각이란 있었던 것이 아닌데 홀연히 생각이 떠 오르듯, 여기에는 없지만 다른 곳에는 얼마든지 있는 것 아니겠소... 반대로 내가 가졌지만 잃어 버리면 없는 것이오. 그러나 잃어버린 물건은 어디엔가 있는 것이라오... 어디엔가 있던 꽃이, 지금은 내 손 안에서 피어 있지를 않소? 낄 낄 낄..."

 "어머머 어머머...그것 나도 배울래요..."

 "깨달으면 배우려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알게 될 것이오... 봉은 제남에 들려 취아선과 의논을 하여 산판자를 이 곳으로 보내 주겠소?"

 "봉은 어찌 하려고요?"  

 "나는 무영자의 제자 흉내를 내야만 하겠소... 그리고 산판자가 도착할 때까지 화매와 옥매에게 달마심법과 달마행공을 지도 할 생각이오"

 "홋 홋 홋...음양 합혼대법으로 두 동생을 빨리 선인지체로 만들고 싶다는 말이지요"

 "우리가 타고 다니던 배는 수상자에게 맡겨, 황하 18채의 동태를 살피라고 일러 주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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